내가 만든 하루의 습관들.
이 루틴이 한동안을 나를 조인다고 생각했다.
해야하는 일, 정해진 시간표, 내가 정한 계획 안에
내가 갇히는 기분이 들었다.
'또 못 지켰네.'
'왜 이렇게 흐름이 끊기지?'
'나한테 왜이리 엄격하지?'
그런 날들이 반복되고
이것이 슬럼프인가 싶은 날도 생기고 지치기도 했다.
오히려 이러한 루틴들이 부담으로 다가온날도 생겼다.
한차례의 슬럼프를 겪으며
내가 왜 이렇게 흐름이 끊긴 것 때문에 힘들어졌는가를 생각해보았다.
다시 하면 되는 일인데, 왜 이렇게 간단한 것을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을까 하고..
결국은 스스로의 마음에 있었다.
부담이라는 감정과 스스로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, 지금 해야한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
오히려 그 감정들이 더 커져갔고 그 안에 갇혀서 슬럼프로 오지 않았나 싶다.
감정에 공명되지 않고 에너지가 끊기고
할 수 있는 데도 손 이안 움직이고 움직였는데도 의미가 없는 나날.
내 마음이 말없이 멈추는 시간들이었다.
나를 괴롭히는 게 이 감정들이었음을 알고난 후,
나를 부담스럽게 하지 않을 장치를 준비했다.
매일 꼭 지켜야하는 거대한 스케줄이 아닌,
나의 흐름을 이어갈 정도의 가벼운 루틴.
블로그 한줄, 상품 등록 몇 개, 등등의 가벼운 루틴만 지켜도
나의 감정선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의 깃털같은 루틴.
이 정도만 지켜내도 나는 루틴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, 흐름을 이어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.
굉장히 단순하지만 깨닫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았다.
어떤 슬럼프에 빠져있어도, 어떤 감정에 빠져 있더라도.
이 가벼운 루틴은 나를 작동시키는 시동 버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.
그 버튼의 위치도 알고 있고 그것을 누르는 힘도 내 안에 있었다.
내 인생이 막힌다고 생각되는 날이 있다.
하지만 자신만의 이 버튼만 찾는다면,
나를 살리는 복원 장치가 될 수도 있다.